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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세계여행 D+156 "숙소를 옮기고"

4번얼룩말 2019. 11. 4. 22:21

숙소 밖의 풍경이 참 좋았지만 

야시장을 걸어갈만한 거리에 있는 숙소로 옮기기로 했다.

 

주인아저씨께서 어디로 가냐고 물으시고 태워다 주신다고 한다.

같은 지역에서 조금 떨어진 다른 곳에 숙박을 하는데

태워달라고 하기가 참 미안한 일이지만 사양하지 않았다.

차로는 5분도 안 걸리지만

걷는다면 땡볕에 배낭을 앞뒤로 메고 20분은 족히 걸어야 하기 때문이다.

 

옥수수 밭이 바로 앞에 펼쳐진 이 숙소도 나쁘지 않다.

외부 풍경은 이전 숙소가 조금 더 낫지만

내부 시설은 이곳이 더 낫다.

 

편의점에서 산 즉석밥을 전자레인지에 돌려서

남아있는 김과 깻잎으로 점심을 먹고

책을 보거나 핸드폰을 하며 각자의 시간을 보냈다.

 

전날 메뚜기와 사소한 문제를 크게 만들어 싸웠다가

지금은 조금 누그러진 상태다.

그만 하라고 말해도 계속 말을 안 듣는 메뚜기나

갈등 상황이 생길 때 모든 것을 극단적 상황으로 몰고 가는 나나 똑같다.

푸른 하늘의 아름 다운 풍경을 감상하기에도 부족한 시간에

나이 먹고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다. 

 

저녁에는 기분 전환도 할 겸 빠이에 있는 한식당을 찾아갔다.

단언컨대 동남아 5개국에서 종종 먹었던 한식당 중에 가장 맛있었다.

제육볶음과 오징어 볶음을 시켰는데

반찬으로 미역국도 주셔서 맛있게 먹었다.

 

다른 한국 손님께서 대화를 하고 싶어 하셔서

대답하느라 식사에 집중하지는 못했는데

그분이 참 박식하시고 유쾌하셔서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

 

대부분 불교를 믿는 동남아에서 보이는 이슬람 사원은

과거 육로와, 해상로를 이용했던 아라비아 상인들의 흔적이라고 했다.

상인들은 힌두교나 유교와 같이 계급(카스트 제도, 양반제)이 존재하는 종교보다는

평등한 이슬람을 더 믿었다고 한다. 

 

그 외에도 오래전에 다녀온 미얀마, 파키스탄, 인도, 네팔 등의

이야기도 짤막하게 들었다.

장사를 마감할 시간인데 너무 우리끼리만 이야기하는 것 같아서

인사를 드리고 나왔다.

 

빠이 야시장을 한 바퀴 돌아봤다.

치앙마이보다 소박하지만 빠이 야시장 만의 특색이 있다.

자잘한 액세서리나 옷을 봐도 치앙마이에서는 못 보던 것들이 있다.

 

금방 배부르게 먹은 뒤라 발길을 돌려 숙소로 왔다.

빠이에서도 여러 가지 이름의 투어들이 있지만

동남아를 워낙 많이 다닌 우리가 갈만한 특색 있는 투어들은 없어서

빠이에서 그냥 쉬는 것을 목표로 해야겠다.

 

빠이는 하늘을 보는 것만으로도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