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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앙라이 투어를 해야 하나 솔직히 망설였다.
여기까지 와서 안 보자니 아쉽고
보자니 별거 없을 것 같은 시시한 기분.
교통편도 좋지 않아서 한 두 개만 보더라도 툭툭 값이 만만치 않기에
투어로 이동하는 것이 오히려 경제적이겠다 생각해서 신청했다.
1인당 1,000 바트를 내고 치앙라이 투어를 신청했다.
치앙마이에서도 치앙라이 1일 투어가 있다고 하는데
오고 가는 시간 때문에 관람시간이 적다고 들었다.
새벽에 살짝 비가 와서 걱정했는데
출발할 때는 하늘이 정말 맑았다.
네덜란드, 스페인, 이탈리아, 독일, 이란, 중국, 한국
다양한 국적의 사람 11명을 태운 승합차가 출발했다.
처음에 백색사원을 갔다.
화려한 조각상들과 지옥도를 표현한 손들이 인상적이다.
유명한 화가가 자신의 마을에 짓기 시작한 사원인데
죽을 때까지 계속 더 지을 예정이라고 했다.
그다음 방문한 블루 사원과, 블랙하우스는
사실 큰 감흥은 없었다.
특히 블랙 하우스는 음산한 기운이 가득한 기괴한 건물이다.
동물의 뼈와 가죽이 잔뜩 수집된 건물들이었다.
만약 동물 보호단체 사람들이 왔더라면 항의라도 했을 판이다.
그다음은 긴 목으로 유명한 카렌족 마을이다.
이곳은 옵션으로 원하는 사람만 300밧을 내고 들어가면 된다.
나는 이미 15년 전 치앙마이에 왔을 때 카렌족 마을을 방문한 적이 있다.
마을을 방문하는 것이 아니라
마련해 놓은 상점에서 조악한 기념품을 팔고 그들의 사진을 찍는 것이 전부였다.
매우 실망을 하기도 하고, 불편해서 이번에는 안 가기로 했다.
그들의 전통은 문명의 탈을 쓴 야만에 의해 구경거리로 내몰리고 있었다.
거주이전의 자유도 없고, 입장료 대부분도 태국 정부로 흘러간다.
그들이 약간의 보조금을 받으려면 카렌족의 정체성인 링을 착용해야 하므로
원치 않아도 착용해야 하는 악순환의 반복이다.
물론 착용하지 않는 카렌족의 남자들에게는 보조금 조차 없다.
동물원 쇼 같은 이런 투어 프로그램은 없어져야 맞다 생각이 들면서도
자생력을 잃은 그들이 어떻게 먹고살아야 하나 라는 생각을 하면
어떤 게 맞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점심은 뷔페식인데 지금껏 먹어본 뷔페식 음식 중에 제일 맛있었다.
주로 치킨 요리가 대부분인데 간이 적절하다.
밥 먹고 나서 13명의 소년들이 10일 넘게 고립되어 있다가
구출되어서 화제가 되었던 동굴 근처까지 갔다.
원숭이들이 관광객이 던져주는 먹이를 먹으려고 몰려든다.
새끼 원숭이들이 많았는데 재빠른 손놀림으로
땅콩을 까먹는 모습이 귀엽다.
매싸이와 골든 트라이앵글, 아편 박물관을 차례로 구경하고
낮은 산등성이에 걸린 아름다운 노을을 바라보며 오면서 투어를 마쳤다.
저녁에는 어디 나가기 귀찮아서 동네 음식점을 찾았다.
영어도 안 통하고 온통 태국어라서 그림을 보고 시켰는데
장사를 막 접으려던 찰나여서 우리가 선택한 메뉴 말고 있는 것으로 아무거나 주셨다.
그런데 생각보다 정말 맛있었다.
우리나라 감자탕을 맑은 국물로 끓여낸 것 같은 맛에 얇은 면이 추가되었다.
가격도 1인 40밧이다.
다이내믹한 투어는 아니었지만
소소하게 하루를 잘 보낸 날이었다.
내일은 시내 구경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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