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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플레시아 꽃을 보러 가기 위해 투어를 나섰다
어제 물어본 바로는 한 팀은 라플레시아를 보았고, 한 팀은 못 봤다고 했다.
우리의 운에 맡기는 수밖에
오전 8시 45분 지프차를 타고 한 시간 가량을 달린 후에
다시 울퉁불퉁한 비포장 도로를 따라 15분가량을 더 들어갔다.
우리 외에도 다른 지프차에 탄 관광객까지 총 14명이었다.
가이드가 없다면 길을 잃어버릴 수도 있겠다 싶을 정도로 무성한 나무들이 우거져 있었다.
두 손으로 잡아도 다 안 잡힐 만큼 굵은 대나무도 많이 있었다.
온도는 낮았으나 습도가 높아서 가만히 있어도 땀이 주르륵 흘러내리는 열대우림이었다.
길은 좁고 관광객은 많아한 줄로 서서 가는데 나는 성질이 급해서 꽤나 답답했다.
1시간 20분 정도를 걸어가서 드디어 라플레시아를 보았다.
가이드 말에 따르면 레플이라는 사람이 발견해서 그 이름을 따서 라플레시아라고 지었다고 한다.
주로 동남아에 서식하는 세계 최대 크기의 꽃이다.
1년에 한 차례 피는데 일주일 동안만 피고 지면 검은색으로 변한다.
운이 좋았다. 아마도 6일째 인 것 같다고 말했다.
조금 자세히 보고 싶고, 더 가까이 가서 사진을 찍고도 싶은데
뒤에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아서 멀리서 대충 찍고 왔다.
내가 이미지로 봤던 라플레시아처럼 화려한 색깔은 아니었다.
약간 짙은 갈색에 가까워서 곧 꽃이 지겠구나 싶었다.
다른 가이드 다른 라플레시아를 찾아보았으나 아직 피지 않았다고 한다.
라플레시아 하나를 보기 위해 왕복 3시간을 걸었다.
길은 진흙이라서 신발과 바지에 온통 진흙이 묻었다.
그래도 괜찮았다.
자연 자체를 걸었다는 것에 의의를 둔다.
그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오랑 아슬리 마을이다.
이곳은 왜 투어 프로그램에 끼워 넣는지 모르겠다.
이미 문명화된 마을에서 독침 한 번 불고 10분 거닐고 오는 것이
과연 무슨 의미인지 싶다.
타만 네가라 근처에 그들의 문화를 아직까지 보존하고 사는 오랑 아슬리 마을이 있긴 하지만
소수민족의 삶을 그저 구경거리로 관람하는 것에는 크게 관심이 없다.
오늘 오랑 아슬리에서 만난 아이들은
그냥 흔한 도시 아이들이었다.
그래서 부담 없이 인사를 나누고 과자를 나눠주고 같이 웃으며 짧은 순간을 보냈다.
사진 찍어도 되냐는 물음에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화답해줬다.
차를 한 시간쯤 달리다가 점심을 먹는데
식당가 주변도 아니고
타이어 공업소 위주의 공업지대 건물에 있는 식당에 내려줬다.
뷔페식으로 치킨과 여러 채소가 있었는데
그래도 맛은 괜찮았다.
우리로 따지면 기사식당 같은 건가?
매번 오는 가이드들도 맛이 괜찮으니 오는 거겠지 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숙소로 돌아와서
이제 더 이상 카메론 하이랜드에 할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3일이 남았지만 취소하고 수수료를 제외한 2.5일 치 숙박비를 환불받았다.
말라카로 갈 예정이다.
예정에 없던 일이라서 저녁 먹고, 버스 예약, 밀린 빨래와 짐 정리로 바쁘게 시간을 보냈다.
카메론 하이랜드도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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