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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일찍 뜨고 일찍 지는 인도네시아.
새소리에 잠을 깨서 발코니로 나가면 햇빛이 발그레 올라온다.
발코니에 앉아서
어제의 여행기를 쓰고, 정산을 하고
오늘은 무엇을 해야 하나 생각하다
아무것도 하지 말자고 다짐한다.
숙소 앞 계단으로 곧장 내려가면 학교가 있다.
조식을 먹을 때쯤 늘 아이들의 노랫소리가 들린다.
오늘은 숙소 뒤편 길로 내려가 학교 근처 길로 나갔다.
논이 보이는 곳에서 저렴하고 맛있는 점심을 먹었고
꽤 비싸 보이는 커피숍에 덜컥 들어가서
밥값보다 2배 비싼 커피를 마셨다.
걷다가 논이 나오는 풍경을 따라서 걸었다.
어제 걸었던 길과 연결이 된다.
길바닥에 있는 돌 하나하나마다 주변의 상점과 가게 이름이 하나씩 적혀있었다.
아이들의 참여로 작은 손바닥들이 함께 찍혀있는 것도 있었다.
좋은 환경에서 자유롭게 자라나는 아이들이 부럽기만 하다.
정말 우붓에 대한 애정이 남다를 것 같다.
저녁으로는 피자를 먹으려고 나왔다.
원래 점찍어둔 저렴한 피자집은 사람이 워낙 많아서 못 들어가고
근처 가까운 곳에 들어갔다.
연어가 올라간 피자는 연어 특유의 짭조름하고 부드러움이 느껴지는 독특하고 신선한 맛이었다.
햄버거는 빵 안에 소고기와 치즈를 넣고 둘레를 봉해서 구운 다음
토마토와 채소를 따로 갖다 주었다.
가위로 옆면을 잘라서 채소를 넣고 먹으라고 한다.
수제버거가 먹기에는 늘 불편하지만 항상 맛있다.
점심과 커피 그리고 저녁까지
오늘은 가장 전망이 좋은 곳에 앉아 밥을 먹고 차를 마셨다.
의도한 것은 아닌데 다른 곳에 앉아도
종업원들이 전망 좋은 곳을 권한다.
마다할 이유는 없다.
아마도 우붓의 좋은 풍경을 조금이라도 더 담아가라는 배려인 것 같다.
숙소에 돌아와 기사를 검색해봤다.
보르네오섬과 수마트라섬에선 매년 수익성 좋은 팜나무를 심기 위해 불을 지른다.
그 때문에 유독성 연기 헤이즈와 초미세먼지가 발생된다.
자카르타에서는 부정부패법과 관련된 대규모 시위가 한창이다.
나는 가장 안전한 곳에서 평화롭게 이 나라의 심각한 상황을 접하고 있다.
어차피 여행자는 제한된 시선으로 왜곡된 사실만 접하고 떠나기 마련이다.
걱정한들 달라질 것도 도움을 줄 것도 없다.
그럼에도 마음 한편이 씁쓸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저 평화롭기만 한 여행자의 일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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